대전은 계족 산성, 동춘당 등 유서깊은 전통문화 유적과 대덕연구단지, 엑스포과학공원 등 첨단 과학이 한데 어우러진 도시이다. 이렇듯 국내 유수의 도시 중에서도 전통과 첨단 과학이 공존하는 곳은 드문데, 우리 나라 한복판에 위치한 대전이 바로 그렇다. 전통과 첨단 과학이 공존하는 예사롭지 않은 도시 대전의 대표적 문화 행사로는 엑스포과학공원에서 개최되는,과학을 테마로 한 사이언스페스티벌(Science Festival)과 대전 시내 일원에서 벌어지는 한밭 문화제를 들 수 있다.

한밭이란 대전의 원래 이름으로 큰 밭이란 뜻이다. 즉 너른 터에 자리잡고 있는 고을 ‘한밭’을 한자어로 대(大) 전(田)이라 부르게 되면서 지명으로 굳어지게 되었다. 이 한밭문화제는 대전의 문화적 특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행사로 전통과 과학 도시 대전의 진면모를 보여주는 행사이다. 이 외에 매년 9월 이틀간 개최되는 유성 건강 페스티벌, 4월 하순 2일간 벌어지는 동춘당문화제, 신탄진 봄꽃축제, 그리고 5월 중순 일주일간 벌어지는 으능정이 축제 등이 있다. 아울러 주요 민속으로 닭잡기놀이와 이거리저거리놀이 등도 대전을 대표하는 문화 중의 하나이다.

* 대전의 음식
대전 중에서도 월드컵도시이자 온천도시인 유성의 음식을 찾아가 본다. 닭백숙을 곁들인 부드러운 평양 냉면과 토속적인 맛이 가득 담긴 묵이 두가지 중 어느 것이나 대전에 왔다면 한 번쯤 찾아 볼 만한 별미다.

- 숯골원 냉면촌
지금 과학기술원단지가 들어있는 유성구 탄동은 예로부터 난을 피할 수 있는 길지로 알려져 왔다고 한다. 한국전쟁이 막바지에 이른 1.4후퇴 때 북한을 탈출한 피난민들이 이 곳에 집단으로 찾아들었다는데, 이들 중 이북에서 하던 냉면집을 피난길에 생업으로 다시 시작한 평양냉면집들이 있어 흥미를 돋운다. 꿩을 구하기 어려워 “꿩 대신 닭”이라는 옛말대로 닭을 삶은 국물에 동치미국물을 알맞게 섞어 국수를 말아냈는데, 부드럽고 담백한 육수맛과 구수한 메밀국수가 어우러져 큰 인기다. 사실 냉면을 잘 모르고 지내던 충청도 사람들에게 뿐 아니라 소문이 이어지면서 멀리 서울과 대구 등지의 평안도 사람들이 향수를 달래기 위해 단골로 찾아 올 정도로 성공을 거둔 숯골원 냉면촌을 이루게 되었다는 것이다.
헌데 과학 기술원단지가 들어서면서 마을과 함께 냉면집이 지금의 자리인 유성구 신성동으로 옮겨앉게 되었는데 월드컵경기장과 불과 7~8분 거리로 가깝다는 것이 더 큰 장점이 되었다. 메밀냄새가 물씬 풍기는 냉면집 뒷뜰에는 묻어놓은 큼직한 동치미독들이 줄지어 있고 국수삶은 국물에 삶아낸다는 닭백숙도 유난히 담백하고 부드러워 별미로 꼽는다. 닭고기육수에 닭고기를 얹어주는 냉면맛이 각별하다.